내 이웃, 매화 도시 창밖 척박한 땅 큰 줄기는 모두 잘리어 나가 주검같은 사물의 나무 비좁아 터지는 땅에 심어져 잘리어도 베이어도 함께 붙어 살아낸 생명들 너무 사람 가까이 태어난 죄로 톱질 칼질 당하지 않은 곳이 없는 종은 나무되 이미 나무가 아닌, 그 가련한 그 생명도 봄이 오니 꽃이 피고 다시 빛난다. 너, 매화였구나. 잔혹한 난도질에 꺾여진 생명인줄 알았더니 혹독한 겨울 잘도 이겨내었구나. 깊디 깊은 상처에도 굳세게 피어나는 모양이 꼭 누구를 닮았구나 너, 나였구나. 우리였구나. * 창작 에피소드 : 새로 이사간 터에서 만난 매화. 처음 보았을 때는 나무 둥치만 남아있고 가지는 모두 잘려 나간 앙상한 모습이라 매화나무인 줄은 전혀 몰랐습니다. 그러다 엊그제 좋은 볕에 작은 꽃봉우리 피우는 모습을..